“치매 환자 곁에서 무너지는 배우자…이젠 동거가족까지 함께 돌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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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6-04-09 16:50본문
치매 환자뿐 아니라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배우자 등 고령 가족도 인지기능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한 건망증을 넘어 식사 준비나 청소 같은 기본적인 일상을 수행하는 능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치매 대응 체계를 환자 중심에서 가족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매 환자와 함께 사는 고령층…“기억력 더 나빠졌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 역학조사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치매 가구 10가구 중 약 3가구(27.1%)는 부부가구였다. 이처럼 치매 환자와 함께 나이 드는 가족이 적지 않은 가운데, 치매 환자와 함께 사는 고령층의 인지 건강 역시 위협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송인명 공주대학교 간호보건대학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2024년 한국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50세 이상 성인 가운데 치매 가족이 있는 1만7596명을 분석한 결과, 실제 치매 가족과 함께 사는 응답자의 23.3%는 기억력 저하로 인해 청소·요리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여기서 말하는 ‘인지기능 저하로 인한 일상 장애’는 단순히 깜빡하는 정도가 아니다. 연구는 지난 1년 동안 기억력 감퇴로 인해 식사 준비와 요리, 집안 청소, 처방약 복용, 운전, 고지서 납부나 금융 업무 같은 일상적인 생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치매 가족과 따로 사는 응답자에서 같은 답변이 나온 비율은 7.8%임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연령, 혼인 상태, 건강행태 등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보정한 뒤에도 치매 가족과의 동거는 인지기능 저하에 따른 일상 장애 위험을 1.86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이같은 어려움은 고령일수록 더 컸다. 70세 이상은 50대보다 인지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2.5배 높았다.
“환자만 돌볼 것 아냐…가족까지 함께 챙겨야”
송 교수는 이런 인지기능 저하의 배경으로 간병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제 우울함이 있는 경우 인지 저하로 일상 장애를 겪을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85배나 높았다. 송 교수는 이 결과가 인지 건강과 정신 건강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긴밀히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간병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도 문제로 지목됐다. 외부와 단절된 생활이 우울감을 키우고, 이렇게 높아진 우울이 다시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송 교수는 설명했다.
실제 간병 스트레스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았다. 치매 간병인은 아침에 일어날 때 측정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일반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항체 반응을 떨어뜨려 신체 전반의 면역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송 교수는 지금의 치매 정책이 여전히 환자 중심으로 짜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치매 가족과 함께 사는 고령층은 환자를 돌보는 부담과 자신의 노화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취약하지만 이런 현실은 정책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치매 환자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인지 건강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간병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지역사회 기반 지원 프로그램 등 정책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노인병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AGMR’에 1월 게재됐다.
윤은영 기자 very9832@nongmin.com
단순한 건망증을 넘어 식사 준비나 청소 같은 기본적인 일상을 수행하는 능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치매 대응 체계를 환자 중심에서 가족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매 환자와 함께 사는 고령층…“기억력 더 나빠졌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치매 역학조사 및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치매 가구 10가구 중 약 3가구(27.1%)는 부부가구였다. 이처럼 치매 환자와 함께 나이 드는 가족이 적지 않은 가운데, 치매 환자와 함께 사는 고령층의 인지 건강 역시 위협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송인명 공주대학교 간호보건대학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2024년 한국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50세 이상 성인 가운데 치매 가족이 있는 1만7596명을 분석한 결과, 실제 치매 가족과 함께 사는 응답자의 23.3%는 기억력 저하로 인해 청소·요리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여기서 말하는 ‘인지기능 저하로 인한 일상 장애’는 단순히 깜빡하는 정도가 아니다. 연구는 지난 1년 동안 기억력 감퇴로 인해 식사 준비와 요리, 집안 청소, 처방약 복용, 운전, 고지서 납부나 금융 업무 같은 일상적인 생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치매 가족과 따로 사는 응답자에서 같은 답변이 나온 비율은 7.8%임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연령, 혼인 상태, 건강행태 등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보정한 뒤에도 치매 가족과의 동거는 인지기능 저하에 따른 일상 장애 위험을 1.86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이같은 어려움은 고령일수록 더 컸다. 70세 이상은 50대보다 인지기능 저하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2.5배 높았다.
“환자만 돌볼 것 아냐…가족까지 함께 챙겨야”
송 교수는 이런 인지기능 저하의 배경으로 간병 스트레스에 따른 우울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실제 우울함이 있는 경우 인지 저하로 일상 장애를 겪을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4.85배나 높았다. 송 교수는 이 결과가 인지 건강과 정신 건강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긴밀히 맞물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간병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도 문제로 지목됐다. 외부와 단절된 생활이 우울감을 키우고, 이렇게 높아진 우울이 다시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송 교수는 설명했다.
실제 간병 스트레스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았다. 치매 간병인은 아침에 일어날 때 측정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일반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항체 반응을 떨어뜨려 신체 전반의 면역 체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송 교수는 지금의 치매 정책이 여전히 환자 중심으로 짜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치매 가족과 함께 사는 고령층은 환자를 돌보는 부담과 자신의 노화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취약하지만 이런 현실은 정책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치매 환자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인지 건강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간병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지역사회 기반 지원 프로그램 등 정책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노인병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AGMR’에 1월 게재됐다.
윤은영 기자 very983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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